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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시 일하기

🚸다시 출근을 시작했다1편– 학교 앞 노란 조끼 이야기

공비서 2025. 7. 12. 10:00

 

🕘 아침 9시.
버릇처럼 알람을 끄고 일어났지만
이젠 출근할 곳이 없다.

 

뉴스도 재미없고, 집에 있는 시간이 왜 이렇게 긴 건지.
퇴직 후엔 매일이 주말일 줄 알았는데
이상하게 하루가 늘어졌다.

 

🚶‍♂️ 아내는 외출하고,
혼자 남아 밥을 차려 먹는 것도 점점 지겨워졌다.
TV 소리에 섞여 들리는 초등학생들의 웃음소리가
어느 날부턴가 귀에 들어왔다.

 

동네 커뮤니티에 한 줄 공고가 떴다.
“초등학교 교통지도 도우미 모집

– 오전 2시간 활동, 수당 지급”


노란 조끼를 입고 아이들 등굣길을 지켜주는 일이라고 했다.

솔직히 처음엔 망설였다. 내가 그런 걸 할 수 있을까?

 

🦺 첫날, 낯선 모자와 노란색 조끼를 입고
초등학교 앞에 섰다.
모르는 아이들이 “안녕하세요!” 하고 인사하며 지나갔다.

 

처음엔 어색했지만,
그 인사 한마디에 이상하게 마음이 풀렸다.
아, 내가 아직 누군가에게 도움 될 수 있는 사람이구나.

 

🚦 수신호 판을 들고 횡단보도 앞에 서 있으면
아이들이 나만 쳐다본다.
눈빛이 꼭 “할아버지, 괜찮죠?”라고 묻는 것 같았다.
그 눈빛을 지키는 게 내 일이 되었다.

 

월 30만 원. 많진 않지만, 이 돈은
다시 아침에 일어날 이유가 되어주었다.

 

📞 어느 날은
한 어머니가 다가와 이렇게 말했다.
“우리 애가요, 집에서도 요즘
‘노란 조끼 아저씨가 지켜줘서 안 무서워’라고 하더라고요”

그 말을 듣는데, 괜히 눈이 시큰했다.

 

🌧️ 비 오는 날엔 우산을 안 챙긴 아이를
잠시 내 우산을 씌워서 데려다 준 적이 있다.
그 아이는 고개를 숙여 “감사합니다”라고 말했다.
단 한마디였지만, 그날 하루는 그 말 하나로 충분했다.

 

나는 이제 매일 같은 자리에 선다.
누군가는 그냥 지나치지만
아이들 몇은 나를 알아보고 반갑게 손을 흔든다.
그 작은 인사에, 이 나이에도 사람은 자란다는 걸 배운다.

 

🍱 일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
라면 한 그릇도 맛있다.
아무 일도 안 하던 나와는 다르게,
오늘의 나는 조금 더 살아 있는 기분이다.

 

명함도 없고, 회의도 없고, 보고서도 없지만,
매일 입는 노란 조끼가 나에게는 출근복이 되었다.

‘퇴직 후에도 다시 일할 수 있을까?’라고 걱정했었지만
"나는 오늘 누군가의 하루를 지키기 위해 일하러 간다."

 

👉 다음 편 예고

다시 출근을 시작했다2편-아이들이 먼저 알아보는 사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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※ 썸네일에 사용된 이미지는
이해를 돕기 위한 연출 이미지입니다.